07. 7. 1.

코르크(Cork) 마개

17세기 이전에는 와인을 병이나 가죽부대 등에 보관했고 그때에는 헝겊으로 입구를 막고 촛농으로 밀봉하거나 올리브 기름 등을 묻혀 보관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샴페인을 발명한 동 페리뇽(Dom Perignon) 신부가 코르크 마개를 쓰면서부터 대중화됐다고 한다.
코르크는 20년 이상 된 너도밤나무과(科)의 코르크나무의 껍질에서 얻어진다. 코르크 나무는 주로 포루투칼이나 스페인, 알제리 등 지중해 산(産)을 최고로 친다. 나무의 평균 수명은 100∼500년 정도이다. 보통 20년 이상 자라면 표피를 벗겨내 마개를 만들 수 있는데, 매년 새로운 코르크층이 형성되므로 이미 한차례 코르크를 채취하였더라도 8∼9년이 지나면 다시 껍질을 벗길 수 있다. 코르크는 탄력이 있기 때문에 병목에 끼울 수 있고, 또 팽창하여 병에 꼭 끼게 된다. 코르크의 위력은 조직의 조밀과 압축성, 多空性(다공성) 이다. 1세제곱 인치에 2억 개의 세포가 밀집되어 있고 부피의 절반이 공기로 차 있다.

코르크 마개가 있는 이유는 포도주가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공기가 들어가서 포도주가 술처럼 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포도주의 탄닌을 산화시켜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이다.
와인 병을 눕혀서 보관하면 한 달에 약 0.01ml 의 미량의 산소가 와인 속에 들어가 여러 물질을 산화시켜 와인을 숙성시킨다. 지나친 양의 산소는 술을 버리게 하지만, 아주 미세한 호흡은 와인을 더욱 숙성시켜서 맛을 좋게 한다. 와인 병을 눕혀서 보관하면 코르크의 습도가 유지되나 두세 달 똑바로 세워두면 코르크가 말라버려 다량의 공기가 병 속으로 들어가 와인을 망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코르크가 말랐을 경우는 병마개를 딸 때 코르크의 부스러기가 병 속으로 들어가기 쉬워 와인 따르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코르크라고 해서 항상 완벽한 건 아니다. 종종 곰팡이를 번식시켜 와인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호스트가 와인 시음 때 갓 따낸 코르크 마개의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는데, 이는 코르크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칠레, 미국, 호주 산 등 신세계의 와인들은 숙성을 많이 시키지 않고 바로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와인들이 많다. 이런 와인들은 숙성을 많이 필요로 하는 다른 와인들보다 가볍고 가격도 저렴해서 비싼 코르크 마개 대신 그냥 손쉽게 돌려서 딸 수 있는 금속이나 플라스틱 또는 실리콘 재질의 마개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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