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6. 29.

샤또(Chateau)

와인을 즐기다 보면 프랑스어가 상당히 많이 있음을 느낀다. 와인애호가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와인이 프랑스산이고,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와인 양이 많고 또한 세계적으로도 많이 팔리고 있다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을 사러 가서 보면 와인병의 레이블에 '샤토(Chateau)'라는 표기를 자주 보게된다. 샤또 마고(Chateau Margaux), 샤또 오브리옹(Chateau Haut-Brion), 샤또 무통 로실드(Chateau Mouton Rothschild),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 등 샤또라는 표기가 있는 와인들이 상당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샤또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면 무언가 좀 급이 떨어지는 와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보르도(Bordeaux)는 전 세계적으로 최상급의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 보르도산의 와인 레이블에서는 샤또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샤또는 뾰족한 지붕을 한 건물이 있는 중세의 고풍스러운 성이나 대저택을 일컫는 프랑스어다.

하지만 와인과 관련해서는 좀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포도나무를 재배하는 밭, 와인을 만드는 곳, 또는 성과 건물 내부에 있는 지하 저장실인 꺄브 (혹은 셀러(Cellar)) 등을 포함하는 등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왜냐하면 옛날에는 포도원을 소유한 귀족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성에서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고 이 와인에 성의 이름을 표기하였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와인의 생산 및 저장 시설을 갖추고 재배에서부터 병입, 숙성까지 한 포도원에서 만든 보르도산 와인에만 샤또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따라서 와인 레이블에 샤또라고 명시돼 있다면 보르도 지방의 포도원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는 레이블에 샤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 원산지 통제 명칭) 제도에 따라 재배되는 포도 품종, 수확량, 와인의 양조 및 숙성 방법 등까지도 관리하고 통제하며,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는 와인을 일반 와인에서부터 최고급 와인까지 1~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보르도 지방에는 9천여 개가 넘는 샤또가 산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샤또 중 1등급으로는 샤또 라피트 로실드(Chateau Lafite-Rothschild), 샤토 마고(Chateau Margaux), 샤또 라투르(Chateau Latour), 샤또 오 브리옹(Chateau Haut-Brion Pessac), 샤또 무통 로실드(Chateau Mouton-Rothschild) 등 총 5개에 불과하다. 그러니 당연히 1등급 와인의 가격이 얼마나 할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샤또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아함과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프랑스 내에서는 보르도 이외 지방에서 샤또라는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특히 신세계 와인 생산 국가에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샤또라는 표현을 레이블에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샤또 마니(Chateau Mani)가 샤또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와인을 고를 때 샤또라는 표기를 보면 일단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 와인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너무 '샤또'라는 명칭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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