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사실에 놀란 사람들은 와인을 따라 마시는 와인 잔의 종류가 다양함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와인 잔은 대개 튤립 모양의 몸통(Bowl)을 지니고 입구(Lip)는 몸통보다는 약간 오므라져있으며 손잡이(Stem)가 가늘고 길며 넓은 받침(Base)이 있는 그러한 형상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같은 와인이라도 와인 잔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와인 고유의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안다면 와인 잔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등을 느끼는 혀의 미각 부위가 각기 다르므로 와인이 혀의 어느 부분에 먼저 닿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게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 와인 잔의 입구 지름과 경사도가 와인의 맛을 좌우하는 간과할 수 없는 포인트가 된다.
또한 볼록한 몸통과 좁아진 입구는 와인의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며 손잡이가 가늘고 긴 이유는 물론 미학적인 측면도 있지만 손의 열이 와인에 전달돼 와인의 온도가 상승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ISO(International Standards Organisation) 에서는 와인 잔은 손잡이 높이 5cm, 몸통둘레 10cm (지름 약 6.5cm)를표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잔이 모든 와인에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 잔은 레드 와인 잔보다 작은 편이다. 또한 레드 와인 잔보다 덜 볼록하고 입구의 오므라진 정도도 덜하며 볼의 길이는 일반적으로 달걀처럼 갸름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공기와 접촉된 와인에서 나오는 아로마(향)를 과장 없이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와인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은 양을 리필해 적정 온도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비해 몸통이 넓은 레드 와인 잔은 잔 표면적이 넓어 아로마의 발산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몸통이 더 큰 잔일수록 공기와의 닿는 면적이 커지므로 와인에 감추어진 아로마의 깊이, 탄닌과 숨겨진 향의 밸런스를 빨리 깨우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와인의 숙성기간에 따라서도 와인 잔을 달리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어린 와인일수록 넓은 몸통의 잔을 이용하는 것이 와인을 음미하기에 더욱 좋다.
샴페인 잔은 몸통이 좁고 길쭉한 모양인데 이는 와인 속에 용해돼 있는 탄산가스 기포가 오래 보존되도록 하며 기포가 기다란 잔을 타고 올라가는 미학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
그리고 와인의 향과 색감을 즐기기에 유리 잔이 더 낫느냐 혹은 크리스탈 잔이 더 낫느냐 하는 의견들도 분분하다. 어떤 애호가들은 크리스탈의 밸런싱, 무게, 투명도 등을 이유로 유리 잔을 더 선호하고 있으며, 또 다른 애호가들은 크리스탈에 비치는 와인 색감을 중시하기도 한다. 이것은 즐기는 사람의 취향이고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와인 잔을 구입하려면 일단 두께가 얇고 무색 투명하며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손잡이가 두껍지 않은 것을 택하도는 것이 좋다. 얇고 투명한 것은 와인 고유의 색깔을 감상하기 위한 것이며 나머지는 이왕이면 가볍고 잡기에 좋은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외에서 와인을 즐기기에는 플라스틱 와인 잔도 손색이 없으니 하나 구비하고 있는 것도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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