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바람과 함께 와인 열풍이 주변에서 불고 있는 듯 하다. 1991년 미국 CBS가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흡연까지 즐기는 프랑스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이는 와인을 섭취하는 프랑스인들의 식습관 때문이라는 ‘프렌치 패러독스’가 발표되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와인 판매와 시장규모가 증가되고 있다.
인터넷 와인동호회도 많이 생겼으며 백화점, 할인마트마다 와인 코너가 생기고, 와인 바, 심지어 고급 와인 룸살롱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웬만한 고급 식당에서는 와인 메뉴를 따로 구비해 놓고 있지 않으면 고급 식당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니 가히 그 바람의 세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와인은 우유 다음으로 완벽한 식품이라고 한다. 300여 가지 영양소와 비타민, 무기질이 함유돼 있으며, 와인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고 있어 심장 혈관에 좋은 작용을 한다고 한다. 또한 수소이온 농도(pH)가 3.0∼3.5인 술로서 우리 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고, 프랑스의 과학자 파스퇴르는 낮은 수소이온 농도와 알코올 성분으로 박테리아가 살 수 없는 가장 위생적인 음료라고 말했다.
와인은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은 순수한 100퍼센트 발효 식품이다. 포도를 보시면 포도 알갱이 표면에 하얀 분말 같은 것이 묻어 있는데 이것이 와인 숙성과정에서 효모 역할을 한다. 포도 속에 함유된 당분들이 이 효모와 만나 발효를 하면서 내놓은 결과물이 와인인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포도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포도가 아닌 양조용 포도로서 휠씬 높은 당도를 가지고 있다. 집에서 만드는 포도주에 인위적으로 설탕을 첨가하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와인은 긴 시간 동안 발효를 거쳐야 하고, 포도의 종류와 산지, 토양, 기후, 만드는 이의 기술에 따라, 또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인내하며 기다려 왔느냐에 따라서 자기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 묵은김치처럼 와인도 기다려준 만큼의 보답을 하는 술이다.
따라서 와인을 음미하는 내내 향기로운 맛과 다양한 향, 멋진 시각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서서히 드러내는 새색시 같은 수줍음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와인은 독주가 아니기 때문에(알코올 도수 12~13%) 와인을 마시면서 자연적으로 많은 대화를 하게 되고 분위기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진 술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환경 요인들이 갖추어 지면서, 와인은 가격이 비싸고 또한 우리나라의 짜고 매운 음식들과는 조화를 이루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많이 줄어 들었다. 가정에서 부부간에 대화를 나누면서 혹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직장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와인을 즐기는 문화가 이루어 졌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와인을 무슨 학문 대하듯이 체계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왕왕 볼 수 있다. 그러나 와인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술로서 즐길 마음의 준비만 되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막걸리를 마실 때 막걸리의 역사, 제조과정, 기후와의 관계, 기타 등등 복잡한 것을 알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아니듯이, 와인도 우리나라 토속주가 아니므로 우리는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단지 조금 더 관련 지식을 가질 수 있다면 세계 여러 지역에서 나오는 다양한 와인을 조금 더 이해 할 수 있다는 것 뿐...
동영상으로도 쉽게 설명되어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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